일본도 개발한, 한국형 수산물 국제인증 시급하다
일본도 개발한, 한국형 수산물 국제인증 시급하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9.09.1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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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MEL’ 인증으로 수출 경쟁력 높여

[현대해양] 지난 5일 일본이 자체 개발한 수산물 에코라벨 ‘MEL’(Marine Ecolabel Japan) 인증을 획득한 양식 방어가 미국 수출길에 오른다는 보도(96일자 日刊みなと新聞)가 있었다.

‘MEL’ 양식 방어는 뉴욕에서 열린 ‘True World Foods’ 식품 전시회에도 출품됐다. 또한 유럽연합(EU), 아시아 등의 세계 각국에 ‘MEL’ 인증 수산물 판매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해외민간단체의 수산 에코라벨 인증이 아닌 자국 자체 인증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해외민간인증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ASC, MSC 등 해외 수산에코라벨인증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상반되는 대목이다. 국내 대다수 수산인들, 심지어 일부 연구자들까지도 MSC, ASC가 회원 국가들의 협정을 기반으로 구성된 국제기구가 인증하는 것으로 오해하거나 도깨비 방망이처럼 수산물 수출 문제나 유통문제 등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오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계 어느 국가, 어느 유통업체에나 통용되는 수산 국제인증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 해양관리협의회)ASC(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세계양식책임관리회) 모두 해외민간조직이다. MSC는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WWF)과 수산식품 유통업체인 유니레버(Unilever)의 합작으로 탄생했다. 또한, ASC는 세계자연기금(WWF)과 네덜란드 무역단체(IDH)가 설립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 인증기관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의 경우 독자적인 수산물에코라벨인증제도도입과 확산을 통해 자국 수산물 수출 경쟁력 향상에 활용하고 있다. 일본 수산청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는 201812월말 현재 어획 에코라벨 인증인 MSC 4, 양식 에코라벨 인증인 ASC 5건 외에 일본 스스로 만든 어획 에코라벨 인증인 MEL 47, 양식 에코라벨 인증인 AEL(Acquaculture Ecolabel Japan) 39건 등의 인증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 환경에 가장 알맞은 한국형 수산물 에코라벨제도 도입, 개발에 대한 정부 의지는 없다고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형 수산에코라벨지원시스템구축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 질문에 한국형 인증제도 중장기적으로 도입할 필요는 있으나, 우선은 우리 수산기업들이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글로벌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우리 정부로서는 해외민간인증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해수부는 해외 생산인증(ASC, MSC), 가공인증(IFS, BRC, FSVP, VQIP)을 전략인증으로 선정해 컨설팅, 심사비용 등 제반비용을 업체당 최대 5,0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기타 비교적 취득이 수월하고 단기간에 걸쳐 취득 가능한 해외인증에 대해서는 업체당 최대 2,0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특정 해외민간업체에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외화 유출과 국부 유출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비용과 시간 부담이 상당한 해외민간인증 대신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한 우리 실정에 맞는 국제인증이 있다면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한 국내 수산업체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수산물에 대한 위상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국형 수산물 국제인증이 만들어진다면 해외업체들도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생산단계를 거쳤음을 증명할 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민간인증에 버금가는 한국형 수산물 국제인증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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