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구잠수기수협, “바지락 채취 때 '분사기' 사용 허용해야”
제3·4구잠수기수협, “바지락 채취 때 '분사기' 사용 허용해야”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9.09.04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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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기? NO!… 분사기는 친환경 도구

[현대해양]지난 3월 치러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이후 제3·4구잠수기수협에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잠수사 조합원인들의 애로사항을 너무나 잘 아는 잠수사 출신 조합장이 취임하면서 신용사업뿐만 아니라 지도·경제사업에서도 활기가 느껴진다.

도연태 제3·4구잠수기수산업협동조합 조합장은 요즘 동료 조합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도 조합장이 꼽는 조합원 최고의 애로사항은 잠수기어업 중 바지락 채취 때 허락되지 않는 ‘분사기’ 사용이다.

도 조합장은 “지난 10년 간 전국 236척의 잠수기어선의 조업 중 잠수사의 사고현황을 보면 사망사고 13명, 장애사고 120명으로 어느 직업보다 사고 위험성이 높고, 현직 잠수사의 60%가 잠수병, 골괴사 등의 고통을 참으며 조업하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잠수사 직업 기피현상으로 잠수사 평균연령이 50~60대로 점점 높아지고 5년 이내에 인력난에 직면할 ‘극한직업’이라는 설명이다. 그나마 바지락 채취에 잠수사가 개발한 ‘분사기’를 사용할 수 있으면 오랜 시간 비효율적 잠수로 인한 위험에서 불안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분사기가 수산업법에 허용된 바지락 채취 어구가 아니라는 이유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특히 ‘흡입기’로 오인되는 분사기라는 도구는 개조개, 왕우럭조개 포획·채취 때에는 사용 가능한데 그보다 더 얕은 곳에 서식하는 바지락 채취 때에는 쓸 수 없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다고.

분사기를 이용한 개조개 채취 장면(왼쪽). 분사기를 직사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분사하기 때문에 우려하는 피해는 없다.
분사기를 이용한 개조개 채취 장면(왼쪽). 분사기를 직사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분사하기 때문에 우려하는 피해는 없다.

 

도연태 조합장이 분사기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도연태 제3·4구잠수기수협 조합장이 분사기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효율성 높은 도구 필요

무엇보다 해양환경의 변화로 개조개, 개불, 키조개는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바지락의 개체수가 월등히 증가해 바지락이 어느새 잠수기어업 주요 채취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지락은 개조개와 동일 서식 환경의 상층부에 서식하기 때문에 이를 포획하지 않으면 하층부의 개조개 자원이 폐사돼 TAC 품목으로 관리되어 온 개조개 자원은 감소될 수 있다는 것이 잠수기수협 측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규정대로라면 갈퀴로 바지락 작업을 해야 하는데 바지락 크기는 작은 반면 갈퀴 작업은 어획 강도가 매우 낮아 수중에서 장시간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어려움에 봉착하고 만다. 이는 곧 위험이다. 오랜 잠수는 잠수병과 골괴사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바지락 채취에 대한 효율적인 도구가 필요한데 편리한 도구를 불법으로 단속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실례로 얼마 전 타 해역에 속하는 진해만에서 잠수기어업인이 분사기를 사용하다 동해어업관리단에 단속돼 검찰에 송치된 사례가 있다. 이처럼 시대는 효율성이 높은 도구를 필요로 하는데 법과 단속은 구시대에 머물러 있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흡입기로 바닥을 판다?

흔히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분사기를 사용하면 해저생태계가 파괴된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분사기 사용은 모든 해저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래 비율이 80% 이상인 해저층에 서식하는 일부 수산동물 포획 때에만 사용된다. 그리고 펄이 많은 해저층은 분사기를 사용하는 경우 흙탕물이 생겨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 아예 사용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분사기 원리를 알고 나면 분사기가 바지락 등을 빨아들이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이는 일반적으로 흡입기로 잘못 알려진 도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분사기는 말 그대로 5mm 정도의 분사 노즐을 통해 공기를 간접적으로 뿜어 모래 속에 묻혀있는 수산생물을 드러나게 하고 이를 담는 것인데 진공청소기처럼 마구잡이로 수산자원을 빨아들인다고 오인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여수 경도 인근 해저면에서는 지난 40년간 분사기를 사용해 개조개, 왕우럭조개 등을 포획해왔음에도 자원량이 줄지 않고 수산동물의 서식과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도 조합장은 “분사기 사용이 해저환경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용존산소량을 증가시켜 자원 증식과 생태계 보호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도 조합장은 “수십 년 전 방식인 쇠스랑으로만 바지락 채취가 가능하다는 것은 농업으로 치면 최신 도구는 버리고 낫, 호미로만농사지으라는 것과 같다”고 역설했다. 그는 “분사기는 장비가 아니다. 사람 손에 들려있는 것은 도구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분사기를 이용해 저층 왕우럭조개, 키조개를 파는 건 괜찮고, 얕게(5~6cm) 묻혀 있는 것을 캐는 건 불법이라니, 편리한 도구를 개발했는데 쓰지 못하게 하니 난감하기 그지없다”고 거듭 허탈해 했다.

 

분사기, 어업강도 우려할 정도 아냐

잠수기수협은 개조개, 키조개도 TAC를 적용하고 있는 만큼 분사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바지락도 TAC 적용받겠다는 입장이다. 총허용어획량만큼만 채취한다면 자원관리에 지장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잠수기수협 내에서는 타 업종과 비교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지만 고정틀에 400kg 이상의 무게의 체인과 30~40cm 길이의 갈퀴를 10여 개 부착해 수차례에 걸쳐 해저 바닥을 파헤치며 조업을 하는 형망어업의 어업강도에 비해 분사기 사용은 어업강도가 1/10도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제3·4구잠수기수협은 여수에 본소를 두고 있으며, 89명의 조합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조업 구역은 연안이지만 근해어업으로 분류된다. 마을어장 또는 양식장, 수산자원관리수면에서의 분쟁을 겪어 온 잠수기어업인들은 이들에게 침해가 되지 않도록 공유수면으로 옮겨 조업을 하곤 한다.

도 조합장은 “수심 40m에서 바지락을 하나하나 주워 담는 건 한계가 있다. 수온이 올라가는 계절에는 더욱 어렵다”며 “정부에서는 수산자원관리법 등 관련법에 따라 어구를 개발하고 불합리한 수산업법 또한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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