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산업 활성화 위한 그랜드 디자인 필요하다
크루즈 산업 활성화 위한 그랜드 디자인 필요하다
  •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해사연구본부장
  • 승인 2019.09.10 0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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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우리나라에서 크루즈 산업 활성화 정책은 2015년에 「크루즈 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민간의 크루즈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정부보다 더 빨랐다. 현대상선 금강산 크루즈는 1998년에 시작했고, 하모니크루즈는 2013년에 국제 크루즈 상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크루즈 산업에서 핵심인 크루즈 회사의 시장 진출이 성공하지 못했다. 크루즈 회사가 크루즈 시장을 끌고 가는 상황에서 크루즈 선사의 실패는 국가산업정책 측면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크루즈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일반 국민들이 크루즈선을 언제든지 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 중 크루즈 관광객은 4만4,000명 수준이다(CLIA).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적고 소득이 낮은 말레이시아도 연간 19만 명이 크루즈를 이용하고, 대만은 37만 명, 스페인은 50만 명이 크루즈를 즐기고 있다. 크루즈를 즐기는 사람이 고소득의 실버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크루즈선박이 가까이 있고, 자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가 많은 나라가 크루즈 이용객이 많다는 것을 보여 준다.

반면 국내를 방문하는 크루즈 관광객은 급증과 급감을 보여 주고 있다. 해외 크루즈 관광객의 국내 기항은 2010년 15만 명에서 2016년에는 195만 명으로 급증했다. 중국 크루즈 관광객의 급증도 있었지만, 국내 크루즈 항만의 조기 건설과 제도 정비, 제주도의 비자면제 정책 등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성과이다.

그러나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 증가는 여기에 그쳤다. 중국과의 사드 갈등으로 크루즈 관광객이 급감하여 2017년에는 39만 명 2018년에는 16만 명을 기록했다. 메르스가 왔던 2015년에도 외래 크루즈 관광객의 국내 방문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이는 해외 크루즈 관광객에 의존하는 크루즈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반증이다.

크루즈 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크루즈산업이 지역경제 발전과 고용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루즈 회사가 없는 크루즈 산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크루즈 산업의 핵심은 크루즈 선박인데, 크루즈 산업은 선박운항, 호텔, 여행, 관광, 전시공연, 레스토랑 등 많은 분야의 전문성이 결합해야 가능하다. 크루즈 선박의 가격도 적게는 6,000억 원 정도부터 많게는 1조 원이 훨씬 넘어간다. 따라서 민간의 전문성과 역량, 그리고 정부 및 공공의 재정을 결합한 크루즈 회사 설립을 통해 크루즈 산업을 육성하는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그리고 크루즈 산업에서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크루즈 선박 건조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크루즈 기술 분야별 R&D를 먼저 착수해야 한다. 크루즈 회사 설립과 크루즈 선박 국내 건조를 위한 민관 합동의 크루즈 발전전략과 투자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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